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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의 경선문제는 의도된 부실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경선의 부정 논란이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이정희, 유시민, 심상정 등 공동대표들이 사퇴하고 강기갑 중심의 비대위를 구성해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당권파와 앞으로 남은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험난한 일정이 예측된다.

통합진보당은 기존의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일부 등이 참여한 신생합당이다.

이번 비례대표 경선 투표 방식 중에 인터넷 투표가 있었다. 보도 내용에 의하면, 현장투표와 인터넷 투표로 비례표의 순위를 하기 위한 투표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현장 투표의 부실 관리도 심각하지만 인터넷 투표의 경우 의아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첫째는 왜, 무엇때문에 인터넷 투표를 선택했는가다. 통합진보당의 합당 구성원인 국민참여당은 이미 이전에 모바일투표를 당원투표방식으로 진행한 바가 있다. 민주노동당의 핵심 지지조직인 민주노총의 여러 투표에도 모바일투표가 도입되어 실시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만큼 모바일투표는 보편적인 투표 방식으로 사용되어 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통진당의 경선은 최근 투표방식으로 사용되고 있지 않은 인터넷 투표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모바일투표 등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민주당의 경우, 실무적으로 인터넷투표는 여러 가지 이유로 폐기된지 오래다. 왜냐하면, 인터넷투표의 경우, 유권자의 투표 참여를 컨트롤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 투표는 개인 PC 등에서 유권자가 직접 접속을 해 진행되기 때문에 매수되거나 투표가 공개될 여지가 다분하다. 그런 측면에서 국민 1인당 평균적으로 1개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생활문화에서 모바일 투표는 인터넷투표보다는 상대적으로 개인화할 수 있어, 매수 및 대리투표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국민참여당 출신들은 이미 경험한 모바일 투표를 도입하지 않고,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많은 인터넷투표를 왜 선택했는지 의문이다.

두번째는 동일 IP 허용 논란이다. 이런 점은 이미 관련 업계에서도 널리 알려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통진당이 인터넷 투표를 선택한 출발부터 부실 혹은 불법을 나을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또한, 이번에 논란을 일으킨 동일 IP 투표 허용 역시 뭔가 실수라기 보다는 다분히 의도적이었다는 점이다. 그것이 개인에 의한 것인지, 집단적인 것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동일 IP 허용이 선관위에서 검토되고 허용된 것이라면, 처음부터 이번 투표는 불법이 예견된 것이었다는 점이다. 선관위에서 이런 점을 용인하지 않고서는 가능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고 개인에 의해 선관위 몰래 진행되었다면 말 그대로 누군가에 의한 거대한 음모로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세번째는, 통진당의 선거 관리 부실에 대한 지적이다. 인터넷 투표 진행 과정에서 소스가 공개되었다는 보도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인지는 알려진바가 없는데, 보통 인터넷투표 등이 진행되면, 관리업체의 직원 역시 서버에 접근할 수 없도록 봉인조치를 하는 것이 기본이다. 물론 관리업체는 보안서약을 하고 모니터링은 할 수 있지만, 의도적으로 투표의 기록을 조작할 수 없도록 조치를 하게 된다. 그런데, 이번 논란에는 소스가 공개되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누군가 서버에 접근했냐, 서버에서 투표를 조작했냐 하는 설이 나오고 있다.

정말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통진당은 국민을 대표하는 정당으로 자격미달이라고 말하고 싶다. 정당은 결국 국가 권력을 획득하여 정부를 구성하고 정책을 만들어내는 국가운영 주체가 되기 위한 집단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어떤 조직보다 엄밀해야 하고, 도덕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사태를 통해 비추어진 통진당은 개인기업에서조차 볼 수 없는 부실 투성이 조직이었다는 점이다. 대학 총학생회 투표에서도 이렇게 부실하게 투표를 관리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최근 통진당 사태는 경선 불법 혹은 부실 사태에서 당내의 계파 갈등으로 전화되었다. 출발은 경선관리였으나 결국은 계파의 갈등으로 외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통진당은 자신들의 현 위치를 제대로 반추해봐야 한다. 서로 문제를 지적하기 전에, 자신들이 정말로 국민들 앞에 떳떳하게 설 수 있는 정당이 맞는지 되짚어보기를 권한다. 지난 총선에서 많은 젊은층이 정당 투표에서 통진당을 지지했다. 그 만큼 통진당에 기대하는 바가 크고, 기존 정당에 대한 실망이 크다는 반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은 이름만 거대하지 약골의 부실 정당에 국민이 속은 것은 아닌지 하는 염려다.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은 그동안 진보세력에 대한 국민의 엄밀한 감시, 진보세력 내부의 자성과 준비 등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앞으로 진보가 어찌 재탄생할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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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