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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아바타를 본 정치인과 아바타를 보지 않은 정치인의 차이


어제(2월 10일) 국회 대정부질문 중에서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이 정운찬 국무총리에게 질문을 했다. “아바타라는 영화를 보셨나요?” 이 질문에 정운찬 총리는 “네, 집에서 봤습니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조금 당황스러운 답변이었다.




 




과연 진짜로 봤을까?라는 생각부터,


아바타라는 영화가 세계적으로 흥행을 하고 있으니 봤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집에서 봤다고 했을까?


또, 물론 일국의 총리이기 때문에 집에서 현재 상영중인 영화를 보았을 수 있다. 백보 양보하더라도, 이 영화는 이미 3D 영화로 주목을 받아왔고, 향후 영화산업의 획기적인 시각 전환을 보여주는 계기이기 때문에 기왕에 정총리가 아바타를 봤다면 당연히 3D로 봤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집에서 봤다는 발언?




한 국회의원의 질문과 총리의 답변. 2-3초의 순간 속에 수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트위터의 반응은 일파만파로 확산


해당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글들이 올라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불법다운로드가 아닌가 하는 풍자적 멘션부터 총리공관에 3D를 볼 수 있는 영화상영시설이 있었냐 등으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었다. 또, 최근 정운찬 총리의 가벼운 말실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평가들도 뒤따라이어졌다.




이날의 해프닝은 총리의 해명으로 일단 막을 내렸다.  총리는 오후에 “제가 영화 아바타를 TV에서 봤다고 하는 것은 TV에서 해주는 신작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통해 아바타를 조금 봤다는 것이지, 영화를 봤다는 얘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정총리는 아바타 라는 영화를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이 있을 수 있고, 당황해서 말실수를 할 수도 있다.









정치인들의 대중매체 소비 경향


정치인들은 사실 저녁이 더 바쁜 듯하다. 국회의원들을 옆에서 보면, 저녁 약속이 빼곡히 잡히는 경우가 참 많다. 그 만큼 인맥과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정치인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대중매체를 소비하는 경향이 일정하다.




최근, 정치인들은 이동 중에 차에서 DMB 시청을 하는 경우가 늘었다. 차 안에서 짬짬히 책과 신문을 보다가 속보성 뉴스 등을 DMB 등으로 시청을 한다고 들었다. 그런데, 대부분 뉴스채널이라고 한다. 그런데 뉴스채널은 반드시 보지만, 일반 채널은 거의 시청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뉴스에 민감하다. 신문이나 방송 뉴스를 거의 빼놓지 않고 보려고 할 정도로 뉴스에 민감하다. 그것은 자신과 둘러싼 새로운 정보가 어떤 것이 나왔는지에 대한 궁금증 때문일 것이다. 그 만큼 현재 정치인들은 아직까지 대중매체에 민감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대중매체는 정치인들에게 효과적이지 않은 요소가 더 많다. 주관적인 시각일 수 일 수 있으나 점차 신문과 방송에서 정치면이 중요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는 그만큼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멀어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으레히 정치 뉴스는 신문의 앞면을 장식해야 하고 저녁 뉴스의 첫면을 장식해야 하는 것에서 점차 뒤로 밀리거나 어느 때는 거의 없는 경우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정치인은 주요 신문과 저녁 9시 뉴스에 나오기를 간절히 원한다.




정치인들이 기존의 매스미디어를 편식하는 이유는 아마도 뉴미디어에 대한 신뢰가 확고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즉, 인터넷언론사, 블로그나 트위터 등의 개인미디어 등에 대한 효과가 구체적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최근에는 그 영향이 점차 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뉴미디어를 통한 소통을 강화하는 정치인도 점차 늘고 있다.




정치인들은 국민의 트랜드를 읽기 위해서 미디어 편식을 벗어던져야 한다.


드라마 선덕여왕이 한창 인기가 있을 때, 한 유력 정치인을 만나서 선덕여왕 얘기를 꺼냈다. 드라마 선덕여왕의 몇 가지 요소들이 현실 정치를 패러디 한 요소가 많다는 것을 언급하면서 꺼낸 얘기였다. 그런데 당황스럽게 그 정치인은 선덕여왕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시 선덕여왕 이야기는 신문, 뉴스, 라디오, 인터넷에서 매일 주요기사로 올라오고 블로그스피어에서도 주요하게 언급되었음에도 아직까지 한번도 보지 못했다는 것이 당황스러웠다.




적어도 정치인이라면, 왜 국민이 그것에 열광할까 하는 궁금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흔히 정치인들은 이동하는 표심을 많이 얻기 위해 주부층 공략 전략을 많이 사용한다. 그래서 여성잡지에 자신은 노출시키고자 인터뷰에 응하기도 한다.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자들의 인터뷰 기사가 나가는 것을 종종 볼 것이다. 후보자의 연애담, 가족사, 가사 실력 등을 소재로 가벼우면서 때로는 섹쉬(?)기사를 장식한다. 이런 홍보 전략이 흔히 말하는 여성과 주부층 홍보 전략이다. 또, 오전의 주부층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주요 홍보 매체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홍보전략을 사용하면서도 후보는 해당 프로그램을 전혀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성잡지에 인터뷰를 하지만 그 전이나 그 이후라도 여성잡지를 보는 정치인들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정치인들이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다.




이번 정운찬 총리의 경우도 그런 측면과 일맥상통하다. 바쁜 일정과 뉴스매체에 대한 편식이 어제와 같은 결과를 나았다는 점이다. 드라마 선덕여왕이든,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이든, 영화 아바타 든 별로 관심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는 점이다.




대중매체는 시대 정신을 반영하고 국민이 정서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정치인들에게 꼭 드라마를 봐라, 아바타를 봐라 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러나 매체가 국민들의 관심을 가지고 있고 언론에서조차 들썩인다면 적어도 관심을 갖고 한번쯤을 스크린해봐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소통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대중매체를 편식하는 정치인은 불통한다고 보고 싶다. 총리나 국회의원이나 자신이 원한다면 언제 어떠한 방식이든 시간과 공간에 구애없이 대중매체를 편리하게 볼 수 있다. 또, 그러한 요구와 제공이 무리한 것일 수 없다.




고인이 되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중에 가장 재밌게 본 미국 드라마 시리즈가 ‘웨스트윙(west wing)’ 이라고 알려진 경우가 있다. 당시 젊은 층에는 미국드라마가 한참 유해을 할 때였고, 해당 방송이 공중파로 인기리에 방송이 될 때였다. 그런데 일국의 대통령이 드라마에 열광한다는 기사를 아무도 막지 않았고, 대통령은 떳떳하게 공개했다. 물론 그 내용이 미국 정치사의 명암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 선택했을 수 있지만, 그러한 행위가 때로는 국민과 소통하려는 편식하지 않는 매체 소비의 전형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결국, 이 보도로 인해 청와대 보좌진과 공무원 등이 웨스트윙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아바타 역시 정운찬 총리가 꼭 봐야 할 영화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아바타를 보면 참여정부 이후 시들해 지는 영화콘텐츠 산업의 방향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바타를 보지 않는다면 왜 아바타와 같은 영화를 만들어야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전에 MB가 미국에서 트위터 사용을 언급하면서 트위터 140자가 너무 부족해 200자로 만들겠다는 언급이 기사로 알려지면서 네티즌에게 회자되기도 했다. 그것은 실제로 MB가 트위터를 사용해보지 않겠고 트위터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트위터를 활용해 홍보를 하고 소통을 하기 위해 많은 정치인들이 참여를 하고 있다. 그런데 그 참여 목적 중에 가장 첫번째는 자신을 알리고 싶어한다는 점이다. 즉, 트위터는 또다른 홍보 매체일 뿐이라는 점이다. 오히려 트위터라는 매체를 시작하는 정치인들에게 목표를 수정하라고 권한다. 트위터를 단순 홍보 목적으로 이용할 것이라면 블로그로도 족하다고. 트위터는 홍보가 아닌 소통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첫번째 목표를 정해주고 있다.




트위터 이용의 목적으로 소통으로 수정하라고 말하는 것은 트위터라는 매체가 가지는 시대정신과 문화를 읽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드라마나 영화 아바타를 보라고 권하는 이유도 시대정신과 문화를 읽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매스미디어는 단순히 정보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매체의 특성 속에 묻어나는 문화적 코드가 있고, 그 매체를 선택해 이용하는 집단들의 정신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매체 속에 있는 코드가 때로는 중요한 소비 이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