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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대통령선거

문국현 바람 혹은 현상? 오연호씨 너무 오버하는거 아닌가요?

오늘 온종일 아침부터 '문국현 현상'이라는 주제로 문국현 대선 예비후보에 대한 토론회가 진행되었다. 문국현 논란이 일어나면서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는 개인 기사를 쏟아붙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최근 오마이뉴스의 개편 이후, 고의듯 아니든 메인 화면에는 문국현 사이트가 아닌가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을 정도로 상단의 주요 공간에 문국현이라는 단어가 우후죽순 나타났다. 특히, 문국현의 정치 행보 본격화에 대해 취재하면서 '문국현'이라는 주인공이 아닌 주변인물에 기대어 글을 쓰는 방식에 대해 조금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큰 결심을 하였다면 결국 자신의 목소리를 널리 알리는 것이 정석인데, 이상하게 한동안 문국현이라는 인물은 정면으로 나오지 않고, 그 주변인물이 취재의 대상이 되었다. 오대표의 기사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정말 '왕자병'이라서 그런것인가?

문국현과 그의 친구들에 대한 글에 보면, 마치 문국현이 오랫동안 유홍준,최열 등과 함께 이 사회를 위해 무엇인가 하고자 준비했던 것으로 잘못 비춰지고 있다. 이들이 도원결의라도 하고, 이 사회에 대한 진지한 그 무엇인가 결의하였다는 '신용비어천가'처럼 잘못 전달될 수도 있었다. 그들은 단지 어릴 적 추억을 함께 한 죽마고우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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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헌태 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의 합류 역시 과대 포장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김헌태 전 소장은 이미, 여론조사와 선거 캠페인을 '업'으로 삼고 있는 전문 정치 컨설턴트이다. 대선으로 앞두고, 손익계산과 자신의 전문성에 비추어 '문국현'이라는 상품에 도전한 것으로 단순히 생각해 볼 수 있지만, 마치 많은 이익을 버리고 문국현 대통령 만들기에 올인하였다는 식의 논조가 묻어 나고 있다.

급기야 오늘 오마이뉴스의 토론회를 보면서, 왜 "현상", "바람"이라는 표현이 남무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최근 문국현 후보의 등장으로 젊은층으로부터 신선한 감동과 참여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나라당 후보를 제외하고 현재 거론되고 있는 속칭 범여권 후보 중에서 블로그 메타사이트에 단독 이슈 태그로 등장한 것은 아마도 문국현이 유일한 것 같다. 한동안 문국현은 올블로그 등의 인기이슈태그로 올라와 있었다.

문국현 아직 바람은 아니다. 오버하는 바람은 촛불도 못 끈다.

왜 사람들이 문국현을 지지하는가? 몇몇 블로거들의 글을 보면, 문국현이라는 인물이 다방면의 왕성한 정치활동을 해서 지지층이 급작스럽게 늘어나고 참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문국현 지지글의 대부분은 두 가지. 첫째는 문국현의 강연 혹은 글, 기고, 인터뷰를 보고 자발적 지지 의사를 밝히게 된 것이다. 그 중에는 문국현은 정치인이 아닌 경제인으로 남아야 한다는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직접적인 정치적 워딩, 행보가 없는 상태에서 이런 지지층이 생긴 것은 수많은 강연 활동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실제로 주변에 물어보면, 많은 기업에 강의 강의를 한 것 같고, 그때 우연하게 그의 가치와 철학을 전달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두번째는 당연하게 범여권 내부의 부진에 의한 반사이익이라는 점이다. 정치인 문국현이 없는 상황에서 판단한다면 제3인물에 대한 기대감이 분출된 것이라는 점이다. 이전의 고건과 정운찬과 동일한 기대심리일 수 있다. 실제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경우는 출마설이 돌면서 3-5%대의 지지율이 나왔다. 그것 만으로도 문국현은 아직 바람이 아닐 수 있다.
오늘 토론에서 우상호 의원의 말처럼 5월에는 문국현이라는 새 대안이 고려되었을 수 있다. 대통합의 꼬리 조차 잡히지 않는 시점에서 범여권의 행보는 갈지자를 걷고 있을 때 어느 누구라도 문국현이라는 신선한 인물에 대해 소구는 강렬했을 것이다. 또한, 그가 이룩한 기업적 성과과 경제적 철학은 과히 신선한 것이었기에 더욱 정치권은 문국현을 바라봤을 것이다.


문국현 솔류션, 기업이 아니라 국민에게 적용될 수 있는가?

오마이뉴스이 유창선 칼럼에서 보면, 문국현의 정치적 실존은 아직 미완이라는 것이다. 그가 말한 솔류션의 구체성도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그는 국민이 인정하는 공식적 과정을 거치지 않고, 오히려 거부한 사람이다. 범여권은 문국현에게 경선 참여를 제의해 왔다. 물론 문후보는 그런 제의를 공식적으로 받은 바 없다고 답했지만, 자신에 대해 비공식적 제의는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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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오마이뉴스 오대표 인터뷰에서 8월 말에서 10월 말로 출마 의지를 후퇴했다. 그가 실제로 출마를 미뤘던 것이 단순히 정치적 환경에 대한 고려였는지 아니면 그가 몸 담고 있는 회사 클라크킴벌리와 조율이 안되어서 그런 것인지는 명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다른 곳에서 분명한 것은 정치적 결심이 안서서 이기도 하지만, 회사 주주와의 복잡한 문제 역시 그의 선택 고민에 한가지 부분이었다는 것이다.

독자정당 창당? 그리고 단일화 99%
장담하기 전에 국민에게 검증부터 받아야 할 것

현재 문국현 후보는 독자 창당을 하겠다고 한다. 정부특보역을 하고 있는 김헌태  역시 오늘 오마이뉴스 토론회에서 독자적 정치세력화의 중요성을 강변하고 있다. 즉,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돌아선 진보층이 설 수 있는 새로운 공간으로 문국현이 존재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진보진영의 부활을 위해 새로운 독자정당이 건설되어 단일화를 이끌어내어야 한다는 논리다.

이러한 논리 역시, 문국현의 뜬구름 중에 하나일 수 있다. 실제로 문국현은 지지율 5%를 전환점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순형 후보의 경우, 대선 출마 선언이후 3%의 지지율이 조사에서 나왔다. 새로운 인물과 출마에 따른 기대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또한, 민주당 후보에게 주는 호남 지역 지지층의 연민(?)이 반영된 것이라 본다.

그런데 정작 독자정당-단일화 를 주장하는 문국현은 지지율의 반등이 보이고 있지 않다. 그것은 정당의 부재, 견고한 지지층 형성 등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하도 10월을 목표로 새로운 정당을 세우고 세력을 만들어내는 것이 효율적인 대선 전략인지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
 
문국현 후보는 출마 기자 회견 이후 "이명박의 가짜 경제"와 "문국현의 진짜 경제"를 주장했다. 그 안에는 인간중심의 기업 운영과 철학이 담겨져 있어, 이명박 전선에 강력한 경쟁상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 그 사이즈가 작아 둘 간의 경영, 경제, CEO론이 제대로 격돌할 것인가도 의문스럽다. 즉, 현대와 유한킴벌리는 다윗과 골리앗처럼 보이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국민검증의 과정 먼저 거쳐야
필자는 며칠전 한 방송에서 문 후보와 대담을 할 기회가 있었다. 문 후보는 시종 진지했다. 기본적으로 바른 가치와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가 가진 비전정도라면 이번 대선의 수준을 한단계 높일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도 들었다.

그러나 ‘좋고 훌륭한 사람’이라는 것과, 대선에서 성공을 거둘 대중적 정치인으로 도약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그를 위해서는 자신에게 주어진 숙제를 먼저 풀어야 한다.

제기된 문제들에 대한 답을 문 후보가 어떻게 내놓느냐에 따라, 그에 대한 지지논리가 힘을 받을 수도 있고, 반대로 묻혀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문국현 바람’이 불 것인가 여부는, 그 자신이 단기간내에 얼마나 많은 내용들을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다.

정치는 투기가 아니며, 그렇게 되어서도 안된다. 문 후보의 지지율이 추석 전에 5%가 되면 바람이 불 수 있다는 식의 주장에 관심이 모아지면 그의 출마는 자칫 정치적 투기행위가 되어버릴지 모른다.

지지율은 오를 수도 있고 내려갈 수도 있는 것이다. 문 후보 개인과 지지세력의 능력, 그리고 대선정국의 상황에 따라 가변적인 문제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그가 대선후보로서 국민 앞에서 거쳐야 할 과정을 제대로 거치고 있느냐 하는 문제이다. 우선은 거기에 성실하게 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 결과물로서 성과를 기대하는 것이 옳다.

최소한의 국민적 검증의 관문조차 통과하지 않은 상태에서 ‘문국현 바람’이 강풍이기를 기대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다. 설혹 바람이 분다 해도 그것은 거품일 가능성이 크다. 바람이 부느냐 아니냐를 말하기에 앞서, 뒤늦에 대선에 뛰어든 문 후보가 우선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짚어나가는 것이 관건이다. 그리고 그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이다.
<'문풍'이 바람으로 끝나지 않으려면(오마이 유창선 칼럼 중에서)>


결국은 문국현이 정말 정치를 하고자 하는 것인지, 아니면 바람을 통해 단일화 협상에 새로운 도전이 가능한지 파악하고 싶은 건지?
국민에게 분명하게 표명해야 할 것이다.

또, 그의 능력을 본격화하기 전에 경제인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하는데 노력할 필요가 있다. 혹여, 단일화 과정에서 오는 무책임한 회피로 인해 지지하는 사람들을 허탈하게 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차세대 정치를 꿈꾼다면 혹여 대선후보가 되지 않더라구도 우리 정치의 신선한 새바람을 위해 끝까지 정치권에 남아 국민에게 봉사하는 모습을 맹세해줘야 할 것이다.

* 나역시 현 단계의 정치적 환경에 문국현을 바라보면서 넋두리처럼 말을 옮긴 느낌이다. 이시대의 신선한 정치적 '거목'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