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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연찬회, "안좋은 쪽으로 나와도 국민에게 이름 석자 기억하는"게 중요

지난 8월 28, 29일 천안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의 연찬회가 진행되었다. 이때 나온 말들이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지난 촛불문화제에 대한 상인들의 피해보상을 쉽게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집단소송제 법안을 추진하겠다는 말 등. 이런 저런 말이 한나라당이라는 정치집단의 철학이 무엇인지 호기심을 자극하게 한다.

한선교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은 이날 연찬회에서 당 소속의원들에게 '사이버 정치'의 중요성을 거론했다고 한다. 한 본부장은, "의원실에 사이버를 관리하는 '사이버 비서관'을 1명씩 둬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

사이버 비서관들이 한 묶음이 돼 한나라당의 강철같은 군대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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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한본부장은 쇠고기 파동 때의 인터넷에서 광우병 논란을 언급하면서 '사이버 정치에서 이슈 선점'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한나라당의 홍보기획본부장의 인터넷에 대한 시각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물론 한나라당의 전체적인 시각과 일맥상통하다.

한나라당이 인터넷을 바라보는 시각은, 보이지 않는 실체로부터 이슈를 선점 당했고, 이른바 괴담에 의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왜곡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인터넷이 가지고 있는 자유로운 컨텐츠, 그리고 네트워크에 의한 소통 방식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지 인해전술로 몰아붙여서 검색어 순위로 1위가 되면 어떤 식이든 상관 없다는 어이없는 편협한 시각을 보인다.

그는 "사회적 이슈가 터졌을 때 의원실에서 힘을 모아 이를 바로잡고 고쳐주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인터넷 토론광장에 글 올리기, 의원 홈페이지 관리, 의정활동 보고시 동영상 활용 등을 적극 주문했다. 이런 말 속에는 한 본부장이 말하는 '사이버비서관'이라는 이른바 '알바'가 아닌가 하는 예견을 해 본다.

한나라당은 인터넷, 특히 권력화되어 가고 있는 포털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알바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자신의 실체를 감추고 글을 남긴 의원의 정체가 탄로나기도 했다. 진정으로 소통의 공론장으로 인터넷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라면, 이런 식의 '사이버 비서관'이 아니라, 의원들이 체크할 수 없는 인터넷 여론의 흐름을 파악하고 그에 상응하는 정책활동을 펼칠 것을 주문해야 할 것이다.

한 본부장은 그러나 자신이 과거 2차례나 인터넷 검색순위 1위에 올랐다는 점을 얘기했다가 `실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지난 2004년 대정부질문을 하는 도중에 당시 이해찬 총리를 답변석으로 불러냈다가 질의하지도 않고 다시 되돌려보내 논란을 빚었던 사실을 거론하며 "넉달동안 검색순위 1위를 기록했다"며 방송인 출신인 자신의 이미지가 바뀌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고, 본회의장에서 동료의원들과 한 여성 스포츠 스타의 `가슴성형 논쟁'을 벌이다 취한 제스처가 신문에 보도돼 한동안 검색순위 1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인터넷을 바라 보는 또다른 왜곡된 시선은 인터넷을 자신들의 이미지 전파의 공간으로 점령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잘못된 뉴스로 검색어 1위가 되어도 좋다는 식이다. 그저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쉽게 자신의 이미지를 전파하고자 하지만, 결국은 이러한 컨텐츠가 인터넷을 쓰레기장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흔히, 연예계 등에서 악성 소문을 인터넷에 유통해 자신의 주가를 고의로 올리는 경우가 있다. 소문 마케팅이 그것이다. 고의적인 소문 마케팅을 통해, 자신의 인지도와 이미지를 제고하고자 하지만, 대상의 컨텐츠가 부족한 경우에는 스스로 자멸하게 되는 결정타가 되기도 한다. 이런 마케팅 방식은 네티즌을 상대로 눈속임을 하는 것에 다들 아니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홍보의 정도를 걷지 않고, 3류 홍보 방식을 당당하게 말하고 있다. 이들의 이런 방식은 결국 인터넷 공간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설령 내용이 조금 안 좋은 쪽으로 나와도 일반 국민에게 이름 석자를 기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미 인터넷에서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의 유명세는 충분하다. 특히, 추문 등으로 사고를 낸 의원들은 각종 포털에서 검색어 순위 1위를 차지고 있다. 대부분 좋은 소식으로 1위를 하기보다는 나쁜 뉴스로 검색어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것을 스스로 자숙하고 반성해야 할 자리인데, 그래도 이름을 알리는데 좋은 역할을 한다고 서스럼 없이 말하고 있다. 또, 이런 검색어 중심의 이미지 정치에는 네티즌의 자발성은 거의 개입되어 있지 않다고 본다. 특히, 포털을 중심으로 한 검색어 순위 경쟁에는 키워드 광고와 포털에서 제공하는 대형 언론사들의 기사 제공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은 인터넷 유명세 역시 대형 언론사에 따라 가기 마련이라는 점이다.

결국, 인터넷 홍보는 인터넷만의 방식과 컨텐츠가 무엇인가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지, 인터넷을 통해 네티즌의 인식을 점령하고 이끌려고 하면 결국 문제가 발생하게 마련이다.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살고 있는 먼저 드러다 보는 눈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