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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story

정치인들이 블로그를 해야 하는 이유


지난 4월 9일 민주당 최문순 의원실에서 문순씨네 블로그 클리닉을 진행했다.

그동안 최문순의원은 열정적으로 블로그를 해 왔다. 특히, 최의원 스스로 좋은 사진과 글을 운영해 많은 방문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 날 들은 바로는 블로그를 개설한지 300일 정도 되었다고 한다. 전체 방문자는 17만명 정도 된다. 하루 평균 600명 정도가 문순씨네 블로그를 방문한 셈이다. 박수를 보내 드리고 싶다.

사실 국회의원들의 블로그 개설은 이제 유행이 되었다. 이전의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것이 필수였던 것 처럼 지난 총선 후보자들은 블로그와 싸이월드 홈페이지를 하나씩 개설하기 시작했다. 대선 후보자들이 그렇게 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믿지 않지만 공짜이니 어떻게 덕 좀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을 것 같다.

최문순 의원의 블로그는 다른 국회의원의 블로그와 차이가 크다.
우선 최문순의원은 시선의 변화가 있었다. 대부분의 정치인 블로그는 자신이 주인공이 된다. 즉, 타인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을 블로그에 담는 것이다. 대부분, 옆 사람이 본 것을 옮기거나 언론에 나온 정치인 기사를 올린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문순의원은 스스로가 관찰자가 되어 다른 사람의 모습을 담는 것이 주다. 그 시각이 너무 새롭다. 그날 참석한 문화의 제국 운영자 김홍기 님은 " 1인칭은 정서적 깊이를 보이고 방문자와의 거리를 축소"한다고 하면서 1인칭을 사용할 것을 권했다. 김홍기님의 지적이 너무 정확했다. 블로그의 시작은 개인의 일상의 기록 매체였다는 것을 상기하면 정치인 블로그는 1인칭으로 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요즘은 팀블로그가 있지만 개성이 묻어 나지 않는 블로그는 신뢰도 얻을 수 없다.



문순씨네는 그런 면에서 화자는 1인칭이고 시선은 타인에 대한 관찰이 진행된다. 이것은 바로 정치인 블로그가 가져야 할 시선이다. 의원은 블로그를 하면서 가장 먼저 자신을 다른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주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주된 내용은 자신의 얘기로 가득차는 것이다.

즉, 정치인은 블로그를 통해 다른 사람과 친해지기 위한 매개체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 안에는 1인칭의 자신에 대한 편한 얘기를 담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모습과 생각도 취재하기도 한다. 문순씨네의 블로그는 그런 새로운 시점이 흥미를 끈다.

내가 정치인에게 블로그를 권하는 것은 블로그를 이용해서 많은 사람들이 글을 보게 하라는 것이 아니다. 물론 그러한 이유로 권하는 경우도 있다. 왜냐하면, 블로그를 소통을 하라고 하면 홈페이지와 비교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는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트랙백을 통해 어떻게 관계를 맺고 등등의 얘기가 오고 가면 나중에 상대방은 "블로그 너무 어렵네"하고 지쳐 버리기 일쑤였다.




정치인이 블로그를 하면 누구나 한번쯤 들여다보게 된다.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는 정치인들은 방송이나 신문에 나오기를 원하지 블로그를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치인이 블로그를 하면 블로그를 하는 평범한 서민들과 가까워지고 동화기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바로 친근감의 표현이다. 블로그는 블로그와 통하기 때문이다.

정치인은 아무나 쉽게 친해지지 못한다. 평범한 서민들이 국회의원을 못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그러나 보니, 비범한 사람들이 정치를 하게 되고, 주변에는 비범한 사람들만 모이고 만나게 된다. 그러니,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서민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한 악순환이 정치에 대한 국민적 폄하를 만들게 하는 것이다.

그러니, 정치인들은 블로그를 통해서 서민들과 만나는 준비를 하는 것이다.

다음은 블로그를 통해 서민들과 만나고 그들의 생각을 대변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런데 최문순의원의 블로그를 봐도 아직은 소통의 준비가 덜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트랙백을 보낸 것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받은 트랙백이 거의 없다. 짐작컨대, 보낸 트랙백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즉, 블로그의 밖을 뛰어 나와 다른 블로그와 소통을 하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일 자료에는 최문순의원 블로그와 이웃을 맺은 블로그는 31명이라고 했다. 첫째, 31명의 이웃들에게 어떤 일을 해주는지를 물어봤다. 정기적으로 방문을 해서 글을 보고 댓글을 달아 주는지 물어봤다. 거의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트랙백 전달은 없다는 것이다. 즉, 최문순의원도 역시나 블로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많이 알리기 위한 일방적인 소통 수단일 뿐이었다는 것이다. 

그 자리에 참석한 모 블로거는 조회수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강변했다. 포스팅 내용을 어떻게 하면 조회수가 많아질 것이고 어떻게 디자인을 수정하면 많은 사람들이 재방문을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물론 방문자가 많아서 영향력이 있는 블로그가 되면 좋을 것이다. 

자신이 영향력 있는 블로그가 되려고 하는 것은 자신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자기의 생각과 맞는 사람들을 규합해서 새로운 이슈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방문자도 많고 RSS구독도 많으면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이슈는 만들지 못하고 방문자가 많아지는 연예인같은 블로그가 되면 그저 선망의 대상이 될 뿐이다. 또하나의 신화를 만들 뿐이다. 이미 국회의원은 선망의 대상이지 않은가. 


나는 오히려 방문자 수에 연연하지 말라고 한다. 알찬 컨텐츠는 많은 방문자를 만들어 내고 많은 방문자는 알찬 컨텐츠를 만들어 낸다. 개성있고 배려깊은 좋은 컨텐츠를 만들면 누구나 파워블로그가 될 수 있다. 그게 바로 블로그의 특성이다. 블로그를 하면 가장 먼저 얘기하는 것이 롱테일법칙이 아닌가. 평범한 사람의 얘기도 TV뉴스처럼 영향력 있는 미디어를 만들 수 있는 것이 블로그이기 때문이다. 또 많은 방문자가 생기면 자신의 글에 대한 책임감이 생기고 더욱 노력하게 된다. 개성강한 글에서 동조자가 생기고, 자신의 생각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서 이슈화도 되고 공론장으로 발전하면서 글도 점차 사회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것이 1인 미디어의 성장과정이다. 

블로그는 단순한 홍보수단이 아니다. 블로그는 블로그를 조직화하는 시스템이다. 정치인은 블로그화하여 그들의 생각을 들여다 보고 네트워킹을 해야 한다. 내 글을 보세요 하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나도 당신과 같은 블로그이니 서로 소통합시다 하고 손을 건네는 과정인 것이다. 블로그를 하고 블로그와 네트워킹을 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실패한 정치인 블로그이다. 

그래서 최문순 의원에게 권한 것이 RSS구독을 신문 보듯이 매일 보라고 했다. 신문에서 나오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의 생각을 쉽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러 유권자들을 만나러 길이나 시장으로 나서서 어색해 하지 말고 다른 블로그를 보라고 했다. 그러면 파워블로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가장 훌륭한 블로그가 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바로 다른 블로그의 글을 많이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블로그를 하라, 그러면 통할 것이다. 
그래서 정치인에게 블로그는 소통의 수단이지 홍보 수단이 아닌 것이다. 


* 역시 많은 분들을 만나면 새로운 것을 배운다. 모바일블로그 토씨를 잘 활용하는 몽구님의 말을 듣고 오늘 바로 토씨를 가입하고 테스트 해 봤다.